20220617_전남 순천시 낙안읍성

2022-06-17

낙안읍성은 제석산, 오봉산, 금전산, 상탕군산, 백이산이 둘러 쌓인 분지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읍성으로 낙안현 관아와 향교 등이 있는 행정 중심지였다. 그렇지만 1908년 낙안군이 폐지되고 순천군에 편입된 이후 행정 중심지의 성격이 약해졌고 상업 중심지도 낙안읍성 남쪽에 위치한 보성군 벌교읍 방면으로 이동하면서 1950년대에는 읍성이라고는 하나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일반적 농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역으로 변했다. 낙안읍성 일대의 농경지는 논과 밭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남쪽의 넓은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논이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는 밭이 있었다. 19501960년대 논과 밭은 모두 이모작 형태로 경작했는데 논에서는 벼와 보리를 이모작했고 밭에서도 가을에 보리를 파종 후 후작으로 콩, 들깨, 조, 수수, 옥수수, 고구마, 감자 등을 이모작 했다. 이때, 논농사는 주로 남성의 일, 밭농사는 여성의 일이라 인식됐다. 낙안읍성 일대에서는 “곡식을 건드려서 부글부글해야 곡식이 잘 된다”고 할 정도로 농사에 있어서 호미질을 중요시했다. 그래서 낙안읍성의 논농사와 밭농사에 모두 호미를 썼다. 19501960년대 낙안읍성의 논농사는 6월 초에 줄모로 모내기를 내고 김매기는 78월에 했다. 호미는 밭호미보다 큰 논호미로 주로 논의 김을 맬 때 사용했다. 김매는 횟수는 3번 정도로 처음 김을 맬 때는 손으로 맸는데 이때 주로 논에서 제거하는 풀을 “띄풀”과 같이 잎이 넓적넓적한 풀을 제거했고 이 풀을 두주먹 정도 제거하고 나면 퇴비가 되라고 다시 논바닥에 쑤셔 박아넣었다. 호미는 두 번째 김매기 때 썼는데 호미로 맬 때는 “곡식 되라고” 벼 밑둥을 긁어 팠다. 마지막 세 번째 김매기는 손으로 논바닥을 졌고 다니는 것으로 끝냈다. 낙안읍성에서 밭농사는 논농사만큼이나 중요한 농사로 각종 작물을 재배했는데 주요 작물은 보리와 콩이었다. 콩은 6월에 파종하여 8월 이후에 수확했다. 콩 파종은 점파로 심었는데 두둑과 고랑 중 두둑에 심었고 경우에 따라 두둑을 넓게 하면 한 두둑에 두줄로 콩을 파종하기도 했다. 한번 파종할 때 콩 세알 정도를 넣는데 이때 호미로 구멍을 내서 콩알을 넣은 후 덮어줬다. 콩을 심은 밭에는 고랑에 수수를 심기도 했다. 밭작물의 김매기는 작물에 따라 달랐는데 콩은 못해도 호미로 23번 김을 매야 했고 옥수수나 수수는 자라면서 잎이 햇빛을 가려 상대적으로 풀이 적어 콩보다 김을 적게 맸고 들깨는 많이 매줘야 했다. 여성들이 김을 맬 때는 남자들처럼 부르는 노래는 없었다. 호미는 고구마, 마늘 등을 수확할 때도 썼는데 고구마는 호미가 핵심도구였고 마늘은 일반적으로는 손으로도 잘 뽑히지만 때때로 잘 뽑히지 않는 것을 호미로 캐줬다. 이같이 호미는 밭농사에서 꼭 필요한 도구여서 낙안읍성 주민들의 기억 속에 호미는 밭농사 지을 때 “친구”라고 말할 정도였고 그래서 밭농사를 주로 짓는 여성, 즉 “어머니”의 노동과 호미를 연관하여 기억할 정도이다. 현재 낙안읍성의 농업환경은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 비탈진 밭의 폐전(廢田) 등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농업에서 호미의 쓰임새 역시 변화했고 눈에 띄는 변화는 논호미가 사라졌다. 논호미는 “풀약”이라 부르는 제초제가 나오면서 사라졌는데 정확한 시기는 특정할 수 없으나 19701980년대쯤으로 모를 키우는 곳이 판모로 바뀐 시점에 이미 논호미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밭농사에서는 여전히 호미가 사용되고 있지만 비닐멀칭과 제초제 사용, 포트를 통한 모종 이식 등의 방법을 통해 노동력 투입이 줄었고 그만큼 호미도 보조적 농기구로 사용된다. 그리고 제초제 사용은 밭농사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제초제를 주로 고랑에 뿌리다 보니 예전처럼 콩밭의 고랑에 수수와 같은 다른 작물을 심을 수는 없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낙안읍성 내 초가집 주변에는 다양한 규모의 텃밭이 조성되어 있고 이 텃밭에서는 호미가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되며 비닐멀칭이나 제초제로 잡을 수 없는 풀 제거 등 호미가 필요한 상황이 있다. 또한 낙안읍성에 사는 신대임 씨는 제초제나 비닐멀칭을 하더라도 “곡식은 손으로 매어야 단단해진다”고 생각해 여전히 밭에서 키우는 작물은 2번 정도 호미로 직접 김을 매준다. 19501960년대만 하더라도 호미 종류는 논에서 쓰는 호미와 밭에서 쓰는 호미 2종류로 모두 외날의 호미만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현재 낙안읍성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호미가 사용되고 있다. 우선 조사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논호미는 더 이상 없고 밭호미 역시 단병서이지만 단병서라고 하더라도 외날, 양날의 호미가 있다. 외날의 호미도 그 날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형태의 것과 폭이 좁은 형태의 것이 있으며 양날의 호미는 특별히 자루가 외날의 호미보다 길지는 않고 양날이 모두 뾰족한 형태의 호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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